희망의 홀씨 틔우는
1984 매일신문 신춘문예(시) 출신
현) 한국시인협회 회원
현) 천지일보 논설실장
가을걷이 끝난
고요한 들판에서 아직
꿈틀거리는 게 있지.
푸른 미래를 기약하며
땅을 갈아 뿌려두었던
희망의 홀씨들이 여기저기서
움을 틔우고 있는 게지.
기나긴 겨울 내내
힘겨운 시간을 견디며
언 땅의 대지에 찾아들
봄바람을 향한 믿음 속에서
선하게 자라 선하게 열매 맺는
씨방의 철학을 배우며
쉼 없이 달려왔던 게지.
언제 우리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았을
풍요로웠던 때가 있었던가.
자고나면 매양 같은
고난의 지게를 지고서도
묵묵히 한 길을 걸어
여기까지 다다랐던 게지.
농부를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고자
어민에게 친절히 다가서는
충실한 길잡이 되고자
어디에도 곁눈질하지 않고
밤낮없이 달려온 세월이
어느덧 열네 해에 이르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