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나금융그룹 가족 여러분,
2019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황금 돼지의 해’ 인 만큼 하나가족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 그리고 행운까지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을 회고하며
지난 2018년은 정치, 경제, 스포츠 등 많은 부문에서 다사다난한 해였습니다.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한 전 국민의 염원이 더욱 커졌고, 연초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부터 FIFA 랭킹 1위의 독일을 꺾으면서 대이변을 일으켰던 러시아 월드컵, 그리고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까지 이 모든 역사적인 순간에 하나금융그룹은 적극적인 후원으로 함께 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대내외 상황에도 전 그룹사가 협업을 통해 사상 최대 이익을 또 한 번 갱신하였는데, 은행뿐만 아니라 전 관계사의 이익이 골고루 다 증가하여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익 신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휴매니티를 통한 행복 경영 이었습니다. 정시 퇴근을 통해 워라밸 문화가 정착되었고, ‘손님불편제거위원회’가 발족되어 손님에게 더욱 큰 기쁨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전국의 ‘국공립 및 직장어린이집’을 지원하면서 그룹의 미션인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잘 실천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가족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함께 일궈낸 성과였으며, 그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예견된 위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였는가?
작년 신년사에 ‘2019 부의 대절벽’(헤리 덴트, 2017)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2018 년부터 세계경제의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2019년도에는 금융시장이 불안해 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이렇게 현실로 다가오는 듯 하여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부동산 정책 등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발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경제의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되면서 전 세계 증시의 급락을 경험하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 해도 강력한 DSR 규제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한은 기준금리가 인상되어도 NIM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은 더 증가될 것이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 축소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새로운 도전’입니다.
작년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선포하면서, ‘2020 손님중심 데이터기반 정보회사’ 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모두 변화를 다짐하였습니다. 일하는 공간과 방식을 바꾸고 디지털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기존 금융회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디지털 컬쳐코드에 담긴 ‘손님중심, 도전, 협업, 실행, 주도성’ 5가지 덕목을 잘 준수하여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할 때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변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합니다.
첫째, 시대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코닥과 노키아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몰락한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핀테크기업이나 인터넷은행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여 우리를 따라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우리도 코닥과 노키아와 같은 운명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둘째, ‘당연함’에 대해 항상 의문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Cogito ergo sum’, 이것은 데카르트가 했던 명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입니다. 이 명언이 의미하는 바는 이 세상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그 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해 끊임 없이 의심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윗사람이 시키는 거니까, 선배들이 해 왔던 방식이니까 그대로 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대에는 배경이나 전제조건이 모든 상황을 설명해 줄 수도 없고, 오히려 현재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끊임 없이 의문을 가지고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기존의 규칙과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규칙을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19C초 미국의 뉴욕과 영국 리버풀 사이 5천km를 항해하는 범선들은 대부분 승객이나 화물이 찰 때까지 기다리면서 기후를 감안하여 운항하였습니다. 이에 뉴욕의 벤자민 마샬과 동료 상인들은 Black Ball Line이라는 정기선 운항을 시작하여 승객이나 화물에 상관없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출항함으로써 생산자와 상인들의 원자재 확보 시점과 생산물 출하 시점에 대한 예측과 계획 수립이 가능해 졌다고 합니다. 이로써 결국 뉴욕이 인근 필라델피아 등 경쟁 항구들을 제치고 미국 제1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새로운 규칙과 프레임을 통해 시장의 판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넷째, 사회적 니즈를 발굴하여 마케팅에 활용해야 합니다.
작년 우리는 그룹 디지털 전환선포를 통해 일하는 방식과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손님데이터 관리를 위한 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정보를 입력단계부터 디지털화하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AI, Blockchain, Cloud, Big Data(이하 ABCD)기술 활용을 통해 손님 개개인의 니즈를 파악하여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사고 예방과 업무의 효율성도 제고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ABCD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소요되다 보니 수익 시현까지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우리는 손님의 사회적 니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8년 미국의 스프록실(Sproxil)이라는 회사는 전 세계 위조약 시장이 연간 약 2천억 달러에 달하고, 위조약 폐해 때문에 연간 최대 100만명까지 사망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 휴대폰으로 약품의 진위를 간단하게 구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하였습니다. ‘위조지폐 감식기가 있다면 위조약 감식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 혁신적 서비스는 약에 부착된 은박지를 긁어서 일련번호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면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특별한 기술도 없이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의약품을 제공하고, 제약회사에게는 위조약품 유통이 줄어 매출액이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울러 어느 지역에 어떤 약품이 판매되는 지에 대한 정보가 누적되어 빅데이터 모델까지 구축하였다고 합니다.
스프록실 사례처럼 큰 자본이나 새로운 기술 없이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를 잘 간파하면 사회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니즈는 다양한 기준에 따른 그룹핑을 통해 파악이 용이한데 예를 들어, 세대별로 고령세대, 베이비붐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도 있지만, 웰리빙(웰다잉), 싱글족과 같이 공통의 관심사로도 그룹핑을 할 수 있습니다. 각 그룹별 사회적 니즈를 파악하고, 개인적 차이에 대한 미세조정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4년 넘게 꾸준히 준비해 온 GLN(Global Loyalty Network)사업이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선즉제인(先則制人)’이란 사기(史期)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오는 말로 ‘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다양한 플랫폼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결국 결제와 어떻게 연계되느냐가 성공의 관건인데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간편하게 결제된다면 우리도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글로벌 ICT 기업인 라인(LINE)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뱅크 사업을 시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것입니다.
희생정신과 협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갑시다.
친애하는 하나가족 여러분,
오랜 인류 역사상 인간이 불을 사용하면서 최고의 영장류가 될 수 있었으나, 불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희생정신과 협업”이었습니다.
임종 직전의 아버지가 아들 3형제에게 돼지 17마리를 유산으로 물려주면서, 첫째 아들은 1/2, 둘째 아들은 1/3, 셋째 아들은 1/9로 나누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세 아들이 아무리 고민해도 아버지의 유언대로 돼지를 나눌 수가 없어서 삼촌에게 찾아가 상의하자 사연을 들은 삼촌은 본인이 가진 돼지 한 마리를 줄 테니 나눠 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전체 18마리 중 첫째 9마리, 둘째 6마리, 셋째 2마리로 나눠 주고도 심지어 한 마리가 남아 다시 삼촌에게 돌려주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삼촌이 본인의 돼지를 주지 않았다면 세 아들이 유언대로 돼지를 나눌 수 있었을까요?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삼촌이 돼지 한 마리를 희생함으로써 세 아들은 원래 몫인 8.5마리, 5.7마리, 1.9마리보다 더 많이 받아 모두가 Win-Win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협업을 강조하면서도 양보가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멈칫 하다가 협업의 결실을 맺기가 어려웠습니다.
전 그룹사가 서로에게 ‘18번째 돼지’가 되어 희생하고 양보한다면 협업의 밑거름이 되어 모두가 Win-Win하게 될 것이고, 바로 그 ‘18번째 돼지’가 우리 그룹의 행운을 가져다 주는 ‘황금 돼지’가 될 것입니다. 올 해 모두 다 힘들다고 합니다만 먼저 나서서 상대방에게 그리고 우리 손님들에게 ‘황금 돼지’가 되어 행운과 행복 모두를 안겨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