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1000일이 지났습니다. 심해의 아픔을 이제 그만 건져 올려야 합니다!
천일을 기다렸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을 떠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1000일이 지났습니다. 9명의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며 추모 조차하지 못하는 분들이 전남 진도에 계십니다. 생계도 포기하고 진도 팽목항에 머물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다림의 고통과 마주하고 계십니다.
당초 지난해 7월이면 끝난다던 인양은 점점 지연돼 기약조차 없습니다.
국가가 나서야합니다.
세월호를 건져 올려야 할 의무는 국가에게 있습니다. 깊은 바다에 천일동안이나 갇혀있던 아이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구출해야 합니다. 위기의 순간,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한 국가여서 단 한 명도 구출해내지 못한 국가여서, 이제 너무 늦었지만 남아 있는 9명이라도 구출해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이고 국민의 나라입니다.
진실도 인양해야합니다.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했던 진실을 꼭 밝혀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진상규명의 끝은, 피해자가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주합니다.
그렇기에 지난 천 일은 피해자가 없는 치유와 극복의 허상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참사 극복의 주체가 돼야 합니다.
인양은 그 시작이고, 진상규명이 재발 방지의 첫 걸음입니다.
법안을 발의합니다.
세월호가 침몰된 바로 몇 미터 수면 위까지 갔어도, 아무 것도 못하고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손 내밀어도 닿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눈물과 한숨만 쏟아낼 뿐입니다.
이제 와 법안을 발의해도 당장 달려가 끄집어낼 수 없습니다.
이 것 밖에 할 수 없어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국회가 가진 가장 큰 권한으로 법안을 발의합니다.
국가는 세월호를 인양할 책임과 그 의무가 있습니다. 국회의 이름으로 그 사실을 다시 천명하고자 합니다. 국가는 서둘러 세월호를 인양하고 미수습자 9명을 그 분들의 가족에게 되돌려주십시오. 아울러 함께 묻혀있는 진실과 진상도 철저히 밝혀야 합니다.
우리는 그 날까지 한 순간도 관심을 놓지 않고 지켜볼 것입니다.
2017년 1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
전해철·박주민·송영길·박광온·박범계·이개호·
금태섭·김철민·김현권·손혜원·이훈·제윤경·표창원·위성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