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평년보다 이른 올해*는 어떤 품종의 과일을 구매하는 게 좋을까?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올해는 숙기**를 꽉 채운 국산 사과, 배 품종이 9월 초부터 전국적으로 유통된다고 밝혔다.
* 최근 8년 중(2014년 추석(9월 8일) 이후) 가장 빠름
**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게 익은 시기
과거 추석 차례상에 올리던 사과, 배는 숙기는 아니지만 명절 특수에 맞춰 수확하거나 수확 후 저장했다가 내놓는 도입 품종이 많았다. 숙기가 늦은 품종을 덜 익은 상태로 수확하다 보니 과일 맛이 제대로 들지 않거나 숙기가 빠른 품종을 저장했다가 판매하면서 열매가 물러지기도 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추석 시기에 맞춰 수확할 수 있는 사과, 배 품종 개발에 집중했다. 최근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는 품종과 적은 양이지만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한 사과, 배 품종을 소개한다.
# 추석 사과의 대명사 ‘홍로’, 예쁘고 갈변 적은 사과 ‘아리수’
<홍로>
추석 사과의 대표 주자인 ‘홍로’는 ‘붉은 이슬’이라는 이름 뜻처럼 껍질이 빨갛고, 열매의 어깨 부분에 굴곡이 뚜렷해 다른 사과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당도 14.5브릭스(°Bx), 산도 0.3%로 단맛이 많고 신맛이 적어서 신맛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나 장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 ‘홍로’ 품종은 과일 커짐 상태(비대)와 열매 달림이 좋아 약 8만 3,000톤가량이 유통될 전망이다.
<아리수>
‘아리수’는 추석 사과 ‘홍로’의 계보를 잇는 품종이다. 이름은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의 영문명 첫 문자 ‘A.R.I(아리)’에 빼어나다는 뜻의 한자 ‘수(秀)’를 붙여 지었다. 당도 15.9브릭스(°Bx), 산도 0.43%로 ‘홍로’보다 새콤달콤하며 모양이 매끈하고 식감이 단단하다. 또한, 갈변 현상이 적어 명절용뿐 아니라 급식용, 조각 과일용으로도 잘 맞는다. 올해 ‘아리수’ 품종은 약 6,000톤가량이 유통될 전망이다.
# 새로운 신화를 쓰다, 추석 선물용 배 ‘신화’·‘창조’
<신화>
‘신화’와 ‘창조’는 추석 선물용으로 개발한 갈색 배 품종이다. ‘쇠퇴하는 배 산업을 획기적으로 일으키는 신화를 창조하자’는 의미로 품종 이름을 붙였다.
<창조>
‘신화’는 무게 630g 정도에 당도는 13브릭스(°Bx)이고, 9월 상순(나주 기준 9월 1주)에 수확한다. 모양이 보기 좋고, 저장력이 우수해 선물용으로 손색이 없다. ‘창조’는 평균 무게가 700g 이상으로 크고, 9월 중순(나주 기준 9월 2주)에 수확한다. 당도는 13.1브릭스(°Bx)이고 과즙이 풍부하며 육질이 부드러워 선물용, 제수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올해 ‘신화’와 ‘창조’는 약 2,500톤(신화 2,000톤, 창조 500톤)이 전국 대형 마트, 농협, 농수산물시장의 청과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될 계획이다. 특히 ‘신화’의 재배면적은 지난해 1.8%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어 앞으로 1~2년 후 추석 선물용 시장의 주 품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당도 높은 녹색 배 ‘슈퍼골드’, ‘설원’ 첫선
초록색 껍질을 지녀 독특하고 개성 있는 배 ‘슈퍼골드’와 ‘설원’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슈퍼골드>
녹황색 배 중 가장 맛이 좋다는 의미로 이름 붙인 ‘슈퍼골드’는 맛으로 명성이 높았던 ‘추황배’에 ‘만풍배’를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평균 무게는 570g 정도이며 9월 상순(나주 기준 9월 1주)에 수확한다. 과즙이 많고 새콤달콤(당도 13.6°Bx)하며 맛이 청량해 소량 유통했을 때도 가락동시장 유통경매사와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전남 나주, 전북 익산, 충남 천안 등지에 재배단지가 형성돼 있다.
<설원>
과육이 눈처럼 깨끗하고 모양이 둥글다는 의미로 이름 붙인 ‘설원’은 평균 무게는 520g 정도이며 9월 상순(나주 기준 9월 1주)에 수확한다. 당도가 14브릭스(°Bx) 이상으로 높아 달콤하고 과육이 아삭하다. 특히 갈변이 느려 조각 과일용으로 잘 어울린다. 현재 전남 나주, 전북 익산에서 재배 중이며 올해 온라인 매장 등에 첫선을 보인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지원 원장은 “이른 추석에도 과일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배 관리 지도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맛과 기능성에서 기존 품종과 차별화된 새 품종을 만들어 생산자, 소비자, 유통업자가 찾고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