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박 의장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에서 차낙칼레 대교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이 터키 인접국에 공동진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한국-터키 간 방산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의장은 “차낙칼레 대교가 예정보다 더 빠른시간 내에 건설되고 있는데, 완공되면 양국 관계를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이 앞으로도 터키 인프라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뿐만 아니라 터키 인접국으로도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차낙칼레 대교 건설은 양국 건설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사업비 37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다. 공사가 끝나면 차낙칼레 대교는 터키 내의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잇는 세계 최장 현수교가 될 전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박 의장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으며, 양측은 차낙칼레 대교 사업의 성공적 경험을 토대로 코카서스 지역과 중앙아시아 지역 등 제3국 인프라 건설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과 터키의 방산 협력의 성과를 언급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방산기술 협력에 있어서 좋은 파트너”라며 “양국 간 방산 협력을 긴밀히 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에르도안 대통령 발언에 공감을 나타냈으며, 두 사람은 앞으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과 터키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언급했고, 이에 박 의장은 “무역을 확대해나가면서 풀어야 할 부분이고 무엇보다 한국의 부품이 터키에서 들어가서 완제품으로 수출되는 구조인만큼 선순환적인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체결된 20억 달러 스와프 딜을 기반으로 양국 간 무역이 더욱 증진되고 금융협력 역시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근래 한국과 터키는 양자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만기가 도래하면 양국의 중앙은행 합의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박 의장은 “산불과 수해 관련해서 피해자들과 피해 지역 주민에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한다. 터키가 이런 부분들을 잘 극복해나가는 점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자연재해는 터키 역사에서 겪어보지 못한 것인데, 짧은 시간 내에 진화하고 복구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장은 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공항 안전을 터키군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재외국민 보호 관련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한국은 6·25 터키 참전에 대한 감사함을 항상 생각하며, 형제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양국 교역이 더 진전되고 더 많은 투자가 될 수 있도록 긴밀한 관계가 되자"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 교류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고 박 의장은 “양국이 코로나19를 잘 극복하고 교류가 보다 활발히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안부를 물으며 “2020년 3월 문 대통령의 터키 방문이 코로나로 인해 연기됐는데 다시 이른 시간 내에 방문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의 이번 공식 방문은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 8년 만이다. 터키는 박 의장의 영접부터 배웅까지 무스타파 쉔톱 터키 국회의장이 직접하며 극진하게 예우했다.
회담에는 이원익 주터키대사, 무스타파 쉔톱 터키 국회의장 등이 함께했다.
앞서 박 의장은 터키의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묘역인 '아느트카비르'를 참배했다.
박 의장은 방명록에 "터키 공화국 건립자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의 위업을 기리며, 한국-터키 양국간 우호관계가 더욱 증진되길 빕니다"라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