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수확철 농기계 사고 예방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3년간 농기계 관련 연평균 사고 건수는 1,243건이다. 사망자 수는 76명, 치사율은 6.1%로 승용차 사고 치사율의 8.7배 이상이다. 월별로 보면 10월이 159건으로 사고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았고 9~11월에 전체 사고의 29.7%가 발생했다.
* 사고 건수 및 사망자 수 출처 : 행정안전부의 연도별 「재난연감」 통계자료 중 ‘농업기계 사고’ 자료
* 치사율 출처: 교통사고 통계(경찰청),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도로교통공단)
이는 가을 수확철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등의 농기계 이용이 늘어 농기계 뒤집힘(전복)‧전도(넘어짐), 끼임 등의 농작업 사고와 교통사고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확물 운반으로 농기계 도로 통행량이 많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확철 농작업 사고= 주로 콤바인, 베일러* 작업 등에서 발생한다. 콤바인은 경사가 심하거나 폭이 좁은 논 출입로로 들어갈 때, 콤바인을 차량에 싣거나 내릴 때 사고가 일어난다. 그 외에도 농로 주변 전봇대에 충돌하거나 엔진을 정지하지 않고 예취날을 정비하다 발생하기도 한다.
*베일러: 트랙터 뒤에 달아 수확하나 건초를 압축시키는 작업기
논 출입로 경사는 완만하게 하고, 충분한 폭으로 만들어 출입을 쉽게 한다. 높이 차이가 큰 재배지에서는 튼튼한 사다리를 이용하고 논둑을 넘을 때는 직각 방향으로 주행한다. 요철이 심한 노면에서는 속도를 낮추고 급선회를 피한다.
콤바인을 차량에 싣거나 내릴 때 사용하는 사다리는 차량 높이의 4배 정도로 적당히 길고 미끄럽지 않은 것을 쓴다. 싣고 난 후에는 궤도 아래 고임목을 두고 줄로 확실하게 고정한다.
베일러 회전 부위를 점검하거나 조정할 때는 반드시 엔진과 동력인출장치(PTO)를 끄고 해당 부위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작업한다. 또한, 회전 부위에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작업복은 소매나 끝단이 묶인 것을 착용하고 장갑도 끼지 않는 것이 좋다.
교통사고= 경운기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 야간 충돌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등화 장치를 붙이지 않은 경운기를 뒤따르던 자동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잦다.
경운기는 클러치를 잡으면 좌우 바퀴에 전달되는 동력이 차단돼 내리막길에서는 평지와 반대로 작동되기도 한다. 따라서 내리막길에서는 되도록 핸들을 사용해 힘으로 조작하고 만약 조향클러치를 사용한다면 이런 특성을 고려해 주의한다.
농기계를 야간에 운행할 때는 반드시 등화 장치를 켜고, 가능하면 밝은색 옷을 입는다. 등화 장치에는 방향지시등, 차폭등, 야광 반사판 등이 있으며, 교통법규를 준수해 상대 차량이 농기계를 인지할 수 있도록 부착해야 한다.
도로로 진입하기 전에는 주변을 충분히 살펴 안전하게 들어가며, 상대 운전자가 알아서 피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야간에는 운전자 시야가 제한돼 먼 거리를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조심하고 감속해 운행하는 것이 필수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자동차 운전자에게 농기계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주행 안내표지판을 개발·보급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또한, 농업인이 농기계를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교육하는 등 농기계 사고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농기계 사고가 발생하면 보호자에게 연락이 가도록 개발한 기술을 119로 바로 연결함으로써 사고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전남소방본부와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라남도 장성군 배민호 농업인은 “수확철 농기계 넘어짐 사고로 오랜 기간 입원했던 경험이 있다.”라며, “농기계를 이용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안전재해예방공학과 이충근 과장은 “농기계 사고는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 농업 경영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다.”라며, “농기계 사용자는 평상시 안전 수칙 준수와 정비점검을 생활화하고, 여유를 가지고 농작업에 임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