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올해 사과 주산지의 꽃눈분화율이 ‘후지’ 54%, ‘홍로’ 64% 수준으로 평년*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농가에서는 과수원 꽃눈분화율을 확인한 뒤 가지치기 작업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평년(2015∼2023, 9년) 꽃눈분화율: ‘후지’ 62%, ‘홍로’ 68%
사과 꽃눈이 형성된 비율을 뜻하는 꽃눈분화율은 식물이 자라는 ‘영양생장’에서 열매를 맺는 ‘생식생장’으로의 전환을 나타내는 지표*로, 날씨와 재배 관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
*꽃눈분화: 세포분열이 왕성한 생장점으로부터 영양기관(엽원기)으로의 분화가 멈추고 생식기관인 꽃눈으로의 분화가 이루어지는 현상
연구진이 지난해 12월 20일~올해 1월 8일까지 경북, 경남, 전북, 충북의 관측 농가 18지점*을 대상으로 꽃눈분화율을 조사한 결과, ‘후지’의 꽃눈분화율은 54%, ‘홍로’는 64%로 평년보다 각각 8%, 4% 낮게 나타났다.
*대구 군위, 경북 영주․청송, 경남 거창, 전북 장수, 충북 충주 등 6지역
<열매가지 눈을 날카로운 칼로 반으로 자름>
농가에서 꽃눈분화율을 확인할 때는 과수원 동서남북 방향에 있는 나무 여러 그루를 골라 열매가지 눈(성인 눈높이 위치)을 50∼100개 정도 딴 뒤, 꽃눈 혹은 잎눈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 보면 된다. 채취한 눈을 날카로운 칼로 세로로 이등분한 다음, 확대경으로 보면 꽃눈과 잎눈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만약 꽃눈분화율이 60% 이하로 낮으면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가지치기할 때 열매가지를 많이 남겨야 한다. 분화율이 60∼65%일 때는 평년 수준으로 가지치기하고, 65% 이상일 때는 열매 솎기 일손을 줄일 수 있도록 평년보다 가지치기를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지속된 이상고온과 폭우 등으로 사과나무의 양분 축적이 어려워지면서 분화율이 떨어지고 있다. 열매가 많이 달리거나, 잎이 지나치게 떨어진 과수원에서도 꽃눈분화율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가지치기할 때 열매가지를 충분히 확보한 다음, 꽃 피는 상황에 따라 가지치기와 꽃·열매솎기 작업을 보완하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 이동혁 센터장은 “겨울 가지치기는 한 해 사과 과수원 관리의 첫걸음이다.”라며 “가지치기 전 과수원 꽃눈분화율을 확인해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힘써 달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