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멸균우유의 수입량이 점점 늘어나며 2024년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45%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관의 용이성 등을 이유로 수입산 멸균우유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수입산 멸균우유의 경우 생산 후 최소 30일 이상 긴 유통 과정을 거쳐 국내에 반입된다. 특히 유통기한은 1년으로 설정돼 있는데 먼 거리, 장시간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만큼 길 수밖에 없다. 국내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수입 멸균우유 5종(믈레코비타·갓밀크·밀키스마·올덴버거·오스트렐리아스)의 유통기한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제조 후 3~4개월이 지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덴버거의 경우 제조 후 평균 5개월이 지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편, 국내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을 12주 내외로 짧게 설정해 관능 품질을 높였다. 생산 후 12주가 지나면 유지방이 분산되는 크림화 현상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매일 마시는 우유는 바로 살균우유다. 국내산 살균우유는 착유 후 적정 온도로 바로 냉각시킨 다음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원유를 살균 처리만 거쳐 2~3일 내 유통한다. 신선식품인 만큼 유통기한이 11~14일 정도로 짧고 냉장 보관이 필수다.
국산 우유는 우유갑에서 원유 품질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원유의 품질은 젖소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체세포 수’와 착유 환경의 청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세균 수’로 결정한다. 국내 원유 등급 체계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A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인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다. 또 다른 낙농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과 네덜란드(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보다 엄격하다.
또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가 진행한 ‘2023년 원유 검사’ 결과 지난해 집유 된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69.13%로 전년 대비 4.25%p 증가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99.59%로 전년 대비 0.05%p 증가했다. 목장 원유의 질은 매년 향상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간식 및 식사 대용으로 사랑받는 우유는 음식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채워주며 22가지 필수영양소 중 18가지를 포함하고 있어 맛도 좋고 영양도 챙길 수 있는 훌륭한 음료다. 국내 우유 시장에서의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지만 원유 품질과 신선도, 유통기한 등 꼼꼼하게 따져보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