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암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 활동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는 뜻에서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을 기념일로 지정했다.

 

최근에는 콩 식품 섭취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다양한 국내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콩 식품, 위암 예방에 도움

 

지난해 10월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전성우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위암 저널(Journal of gastric cancer)’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감염 상태에 따라 콩 식품, 특히 콩과 두부 섭취가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향적으로 등록한 위암 환자와 건강한 개인 총 5,535명을 대상으로 식이 설문조사를 통한 데이터를 수집해 콩 식품 섭취와 위암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콩 또는 두부를 자주 섭취하는 남녀는 위암 발병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짠 음식, 추가 양념, 매운 음식 및 육류 섭취는 위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 또는 두부 섭취량이 증가하면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데, 주 1회 섭취 시 위암 발병 위험이 38%, 주 2회 섭취는 위암 위험이 62%로 상당히 감소했으며, 그 이후로는 평탄한 효과(주 3회 섭취 시 58%, 주 4회 이상 섭취 시 67% 위험 감소)가 나타났다.

 

콩 식품 중 된장찌개는 주 2회 섭취를 했을 경우 위암 위험이 감소했지만, 주 5회 이상의 빈번한 섭취는 위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여성에서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상태에 따른 식습관의 영향도 확인됐다. 콩과 두부 섭취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섭취량이 많을수록 위암 감소에 도움이 됐다. 반면 된장찌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 그룹에서 V자 모양의 연관성을 보였지만 음성 그룹에서는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 콩 이소플라본, 폐암 위험 감소에 도움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 의과대학교 Jiachun Lu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유전자(Gene)’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혈장 이소플라본의 수치가 높을수록 폐암 위험을 감소시키며, 이소플라본의 대사 관련 유전자의 유전적 변이도 폐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총 548명(폐암 환자 274명, 건강한 대조군 274명)을 대상으로 사례-대조 연구를 통해 혈장 이소플라본 수치와 이소플라본 대사 관련 유전자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 폐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폐암 환자의 혈장 이소플라본 수치가 건강한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장 이소플라본 수치가 높을수록 폐암 위험이 감소했으며, 9.11mmol/L 이상의 혈장 이소플라본 수치에서 폐암에 대한 유의한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이소플라본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도 폐암 위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UGT1A1 rs3755319 CC 유전자형이 폐암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데, 이 유전자형은 혈장 이소플라본 수치가 높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 이는 이소플라본의 대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때 폐암 예방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높은 혈장 이소플라본 수치를 얻기 위해 보다 많은 콩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폐암 예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 콩 식품(콩류, 두유), 전립선암 발생 위험 낮추는 데 도움

 

지난 해 10월에 중국 저장 의과대학교의 Jianxiang Jin 교수 연구팀이 SCIE급 학술지 ‘조사 및 임상비뇨기학(Investigative and Clinical Ur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콩 식품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콩류, 두유와 같은 비발효 콩 식품의 섭취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립선 암 위험에 대한 콩 식품의 영향을 명확히 하기 위해 체계적 문헌 검토 및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이번 메타분석에는 총 22건의 논문이 포함됐으며 연구대상자는 1,409,212명에 달했다.

 

연구결과 콩 식품을 섭취한 남성은 전혀 또는 거의 섭취하지 않는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방법에 따른 하위 분석 결과에서도 일관된 경향이 확인됐는데 코호트 연구에서는 2%, 사례대조 연구에서 6%의 위암 감소 효과가 있었다. 특히 섭취 빈도에 따라 효과가 증가하고, 하루 1회 이상 섭취했을 때 전립선암 발생이 약 20%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 식품 종류에 따른 분석에서는 비발효 콩 식품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콩류는 전립선암 위험을 5% 낮췄고, 두유는 16%의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두부는 7% 감소시켰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반면 발효 콩 식품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콩 식품 섭취가 전립선 암 위험, 특히 국소적 진행 암과 저등급의 전립선암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비발효 콩 식품에서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