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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연칼럼] 신춘문예 당선작… 시대정신의 바로미터 [고승철]

해마다 11~12월이면 신문 1면에는 신춘문예 공모 사고(社告)가 게재된다. 문학청년들은 이를 보고 온몸과 영혼이 떨리는 충동을 느끼리라. 신춘문예는 전문 문인을 뽑는 단순한 제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인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대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사적 함의를 가진다 하겠다. 또 당선소감, 심사위원의 평(評)과 함께 큼직한 지면에 작품이 실리니 신데렐라 탄생과 같은 ‘문학 축제’ 성격도 띈다.

  필자는 매년 1월 1일이면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는 것으로 새벽을 맞는다. 주요 일간지의 당선작들을 모두 읽으려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 수십 년 버릇이니 시, 소설, 희곡 수백 편을 읽은 셈이다.

  이렇게 탐독하는 이유는 새로 탄생하는 문인들이 시대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문인 특유의 날카로운 감수성으로 동시대(同時代)의 고뇌를 포착하여 이를 문자로 형상화한 것이 문학작품이 아니겠는가. 신춘문예 당선작은 사회와 독자의 주요 소통 수단이다. 이를 읽으면 시대정신을 파악할 수 있다. 훌륭한 작품을 접하면 지은이의 이름을 수첩에 적으며 앞으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문인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지난 몇 년간 소설 당선작이 주로 다룬 소재는 청년실업, 요양병원, 미혼모, 노조활동, 존엄사, 정신질환자 등이다. 올 2016년 작품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로봇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도 보여 소재가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소설 주인공 대부분은 금력, 권력이 판치는 비정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루한 삶을 영위하는 ‘흙수저’들이다. 현실이 문학에 투영되었으니 작중인물에 몰입하다 보면 독자로서 공감하여 그들의 곤경이 안타깝게 보인다.

  해가 갈수록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읽는 일이 힘들어진다. 시인이 구사하는 여러 메타포가 복잡하기만 할 뿐이어서 기교에 치우쳤다는 느낌이 든다. 운율이 사라진 시(詩)도 적지 않아 큰 소리로 낭송해도 음률이 빚어내는 감흥을 맛볼 수 없다. 소설작품도 단편소설의 특성상 밀도를 높여서 그런지 지루하기만 한 작품이 적잖다. 일부 작품은 비비 꼬인 플롯과 난해한 문체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기도 어렵다. 문학성이 높으면서도 읽는 재미가 쏠쏠한 소설이 응모작 가운데 그리도 없는가.

  걱정스런 것은 이러다간 신춘문예가 혹시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신문사에서 굳이 넓은 지면을 할애해서 독자로부터 외면 받는 태작을 싫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신춘문예 제도를 폐지할 것이다. 이미 중앙일보는 신춘문예를 없애고 신인문학상으로 대체했다.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에게 독자 눈높이를 의식하여 당선작을 골라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고도의 문학성을 지닌 사소설(私小說)이거나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은 문예지를 통해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문에 게재되는 작품은 독자가 읽어 이해 가능한 작품이 적합하지 않겠는가. 문학을 위한 문학, 기교 과잉의 글, 소통부재의 작품을 고집하다가는 신춘문예가 송두리째 퇴출될지도 모른다. 신춘문예가 문단만의 잔치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일간지에서 연재소설이 사라진 지 오래다. 문화일보만이 변함없이 연재소설을 싣고 있다. 한국 소설문학의 발전에 신문이 기여한 바 크다. 불후의 명작으로 남은 소설의 대다수가 신문 또는 잡지에 실린 것이다. 별다른 오락수단이 없었던 1960~1970년대엔 흥미진진한 연재소설을 읽으려 신문과 잡지를 정기구독하는 독자들도 수두룩했다. 박경리, 유주현, 강신재, 김성한, 이병주, 황석영, 이문열 등 문호(文豪)급 작가들은 이런 토양에서 배출되었다.

  2017년은 한국문학사상 최초의 근대소설인 춘원 이광수 작 장편소설 <무정>이 발표된 지 100주년 되는 해이다. 이 작품 역시 일간지 매일신보에 연재돼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 만큼 2017년 원단(元旦)엔 우리 시대의 문제의식을 문학적 성취로 엮어낸 명작의 출현을 더욱 기대한다. 신문 연재소설의 르네상스도 아울러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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