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충북 음성에서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가축전염병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AI 발생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된 야생철새에 대한 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제도개선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은 12일(일), AI 등 가축전염병을 옮기는 주요 매개체의 범위를 야생동물의 사체나 분변, 축산업 종사자의 의복, 신발 및 휴대품, 축산시설 출입차량까지 확대하고, 가축전염병 전파 매개체로 인한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령은 AI 등 가축전염병을 옮기거나 옮길 우려가 큰 매개체를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로 지정 및 관리하고 있으며, 고병원성 AI를 옮길 우려가 있는 야생조류만을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로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생조류 외에도 AI 등 가축전염병을 확산 및 전파하는 매개체는 야생조류의 사체나 분변, 축산업 종사자의 의복이나 휴대품, 축산관계시설에 출입하는 차량 등 훨씬 다양한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가축전염병의 전파 및 확산의 억제를 위해서는 축산관계시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지만,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에 대해서는 이러한 규정이 없어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를 통한 전염병 전파 및 확산에 대응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강 의원의 개정안은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의 범주에 전염병 확산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야생동물 및 야생동물의 사체나 분면, 축산업 종사자의 의복이나 휴대품, 축산관계시설에 출입하는 차량 등을 포함하도록 했으며, 야생동물 등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로 인해 전염병이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경우 축산관계시설에 대한 접근 차단 조치를 실시하도록 했다.
한편 AI의 전파 및 확산 경로가 철새인 것이 확실한 경우 철새도래지 등 철새의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구축하도록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에 대한 검사 결과 및 이동 경로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가축전염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확산 및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야생동물 등 가축전염병 특정매개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및 조사, 연구하도록 했다.
강창일 의원은 “작년 11월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전국 10개 시·도 41개 시·군에서 3,3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었고, 최근 AI 청청 지역으로 불리던 제주마저 철새 도래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며 “AI에 이어 최근 구제역까지 발생함에 따라 가축전염병 창궐로 인한 축산업계의 피해 및 축산물 먹거리에 대한 가계 부담이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및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확산속도는 들불처럼 빠르지만, 전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AI 발생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된 야생철새에 대한 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